미국의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형형색색 각기 다른 운전판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그런 번호판을 보면서 '저 차는 어디에서 왔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다시 가야 할 길을 떠나죠. 이런 풍경이 어릴 적 한국에서 느꼈던 추억과 버무려져 묘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미국은 연방제를 따르는 국가로,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있습니다. 주 정부는 고유의 자동차 번호판을 가지고 있죠. 이번에는 서로 다른 미국의 자동차 번호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United States of America
우리나라에서는 '미국(美國)', '미합중국(美合衆國)'의 정식명칭은 'United States of America, USA'입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연방제 공화국으로 50개의 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연방정부와 주 정부 간에는 분권원칙이 적용됩니다. 국가 차원에서 '외교 및 국방', '통상 및 무역'등의 일부 권한을 연방정부가 가지고, 나머지는 주 정부가 가지고 있습니다. 각 주(States)는 국력이나 영토로 보아도 하나의 국가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의 GDP는 3조 7,220억 달러(2022년)이고 이는 독일 다음으로 세계 5위에 해당하는 GDP입니다. 텍사스의 경우 2조 9,010억 달러(2022년)로 세계 7위에 해당하는 GDP로 프랑스보다 GDP가 큽니다. 또한 텍사스 주는 우리나라 보다 약 7배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정치'. '경제' 모든 면에서 하나의 국가로 볼 수밖에 없는 각 주(States)가 자신들만의 자동차 번호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주(States)마다 다른 미국의 자동차 번호판
미국에서 주정부는 자치권에 따라 각자의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각 주의 번호판은 고유의 색상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States) 상징하는 문구 및 슬로건을 포함하기도 하고, 자신의 주(States)를 상징하는 로고나 그림을 번호판에 포함시킵니다.
예를 들어 텍사스 주의 번호판에는 주의 모양과 상징인 별이 들어가 있습니다. 아래에는 'The Lone Star State'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당 주의 자동차 번호판에는 주(States)의 명칭이 쓰여있기 때문에, 디자인을 잘 모르더라도 '어디서 왔구나'하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형형색색 번호판이 있다는 점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 보면 우리나라도 자동차 번호판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지역명이 쓰인 자동차 번호판을 썼었습니다. 지금 보면, 초록색 바탕에 단순한 디자인이 촌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역명이 쓰여있다 보니 오며 가며 '어디서 오셨구나!' 하며 서로 덕담을 나눴던 기억이 있습니다.
나만의 번호판을 만들 수 있는 미국
미국 자동차번호판에서 가장 특이하고, 흥미로운 점은 '자신만의 번호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Personalized License Plate', 'Custom License Plate'라고 이야기하는데요. 일부 주에서는 일정금액을 지불하면 자동차 번호판을 커스터마이즈를 허용하고, 추가적인 세수를 확보한다고 합니다. 해당 주(States)에 따라서 몇 가지 규칙과 제한사항만 준수하면 자기만의 번호판을 만들 수 있는 거죠.
- 길이 제한
- 숫자와 문자 조합 규칙
- 특수 문자 및 기호 사용
위의 커스텀 번호판을 살펴보면 왼쪽은 '미네소타 주'의 자동차 번호판으로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측은 '텍사스 주'의 자동차 번호판을 커스터마이즈 한 것으로 군 복무 간 받았던 'Meritorious service medal'을 포함했습니다. 이렇듯 본인의 군 복무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는 번호판도 많이 보입니다.
물론, 위에 규칙과 제한사항을 말했듯이 심사를 통과해야 자신만의 번호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이런 미국의 특이한 번호판이 제게는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자본주의스럽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번호판이 1개 혹은 2개
자동차 번호판도 1개인 주(states)가 꽤 있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자동차 번호판을 뒤에만 붙이고 다니면 되는 거죠. 일부 자동차 애호가들 입장에서는 너무 부러운 이야기일 겁니다. 보통 저희가 보는 자동차 디자인은 정면에 번호판이 없는 모습인데, 실제로 번호판을 달게 되면 그 느낌이 많이 다르죠. 그래서인지, 일부 사람들은 자동차 번호판을 앞 범퍼 쪽에 붙이지 않고, 유리창 앞에 넣어두기도 합니다. 텍사스에서는 불법입니다.
글을 마치며
지금까지 미국의 서로 다른 자동차 번호판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한국에서 지낼 때는 별다를 게 없던 '자동차 번호판'이었는데, 미국에서 지내면서 보면 새로운 디자인의 번호판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번호판 하나에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자본주의' 적인 모습과 '다양성'이 담긴 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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