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중고차량을 구매하는 방법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아래와 같이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자동차 딜러쉽 방문(Car dealership): 자동차 대리점에 직접 방문해서 구매
- 지인에게 구매 또는 Facebook Marketplace 이용
- 온라인 판매업체 이용 (Carvana, Vroom 등)
- 대형 중고차 전문업체 이용 (Carmax 등)
저는 카맥스(Carmax)에서 차량을 구매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1. 딜러와 가격협상을 할 자신이 없었고, 2. 검증된 중고차를 구매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카맥스(Carmax)에서 중고차를 구매했던 제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순서로 차량 구매를 했는지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CARMAX 에 대해서
카맥스는 미국 최대 중고차 전문업체로, 1993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미국 전역에 2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케이카'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엄격한 품질기준을 적용하여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점과 7일 이내 환불 정책을 제공한다는 사실입니다. 차량 가격은 정찰제로 판매되며, 해당 가격에서 할인을 해주거나 하는 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딜러랑 가격으로 실랑이를 하거나 문제 있는 중고차를 구매할 까 걱정할바에는 카맥스에서 맘 편히 구매하는 걸 추천합니다.
차량 구매 순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예산 설정
자동차 구매 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얼마의 돈을 쓸 수 있냐?'는 부분입니다. 이 예산은 개인의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각자의 여건에 맞게 설정하시면 됩니다. 다만, 초기 유학생의 경우 미국에서 수입이 없기 때문에 '환율'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거 살 바에는 차라리 이걸 구매하지!'라는 식의 기준 없이 예산을 점점 늘려가는 행동도 지양해야 합니다.
2022년 기준 미국의 1인당 GDP는 대략 76,000 달러, 한국은 32,000 달러입니다. 간단하게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잘 산다는 겁니다. 그에 따라 자동차 가격도 생각보다 비쌉니다. 제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비슷한 수준의 중고차량 가격이 1.5 ~ 2배는 비쌌습니다.
또, 거주하는 주 (state) 별로 자동차 구입 시 내야 하는 세금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까지 예산에 포함하여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CARMAX 홈페이지 나온 가격은 세금이 포함되지 않은 가격입니다.) 밑에 그림은 각 주별 자동차 판매세를 나타낸 지도입니다.
차종 및 용도 결정
차종은 구매 목적에 따라 선택하게 되는데, 저의 경우 기본적인 짐을 싣고 아이를 태워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과 뒷좌석을 포함한 SUV로 선택했습니다. 차종을 형태에 따라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미국 스러운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에 픽업트럭을 알아봤지만 현실적인 예산 문제로 'SUV' 나 'SEDAN' 중에서 고민을 했었습니다. 일부 대도시를 고려하더라도, 미국이 한국에 비해 도로 폭과 주차공간이 넓어 큰 차를 운전해도 부담이 없습니다. 예산에 여유가 있다면, 현실적인 이유로 한국에서 운전하기 어려웠던 자동차를 구매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 같습니다.
구매기준 설정 및 차량조사
어느 정도 예산이 결정되면, 이제 차량조사를 시작합니다. 저는 카맥스로 차량을 구매했었기 때문에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제가 탈 차량을 살펴보았습니다. 여러분도 아래링크로 들어가 차량을 같이 보겠습니다.
저는 SUV를 사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Body Type'을 SUV로 설정하고 나머지 기준을 결정합니다.
제가 설정한 구매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연식 (Year): 5년 이내
- 금액 (Price): 위에 결정한 예산 (세금을 고려해서 최대예산보다 $2000 적게)
- 주행거리 (Mileage): 50,000 Miles 미만
- 연비 (MPG Highway): 텍사스의 경우 기름값이 싸다고 해도 그만큼 이동거리가 길기 때문에 '30 MPG' (Miles per Gallon) 이상. 30 MPG = 12.8 km/l
이렇게 필터를 설정하니 차량대수가 줄어들었지만, 정확한 차량 모델명을 고르기 않아 너무 종류가 많았습니다. 때문에, 구매기준에 맞는 차량들을 살피면서 차량 모델까지 결정하면 됩니다.
적정 가격 확인
이렇게 개략적인 '차량'을 결정하면, 내가 사려는 종류의 차량의 적정가격이 얼마인지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걸 통해서 속되게'눈퉁이 맞았는지 아닌지' 확인을 할 수 있죠. 이때, 이용하는 사이트가 https://www.kbb.com/입니다.
'Kelly Blue Book (KBB)'은 미국의 자동차 평가회사로, KBB 가격은 자동차의 현재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표준으로 여깁니다. 개인 간 거래할 때도 "KBB 가격으로 얼마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죠.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Price New/Used'를 클릭 후 Year, Make, Model 그리고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의 Zip Code를 입력하면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의 가격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차량이력 조회 (도난, 보험기록 등)
카맥스, 지역 딜러쉽, 지인에게 구매하는 것과 구분 없이 '차량이력 조회'는 반드시 해야 하는 사항입니다. 중고차는 아무래도 새 차가 아니다 보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저희가 모르고, 최종적으로 구매 전에 찜찜한 마음을 덜기 위해서입니다.
차량이력을 조회하려면 우선 VIN 넘버를 알아야 합니다. VIN (Vehicle Identification Number)로 차량 식별번호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VIN 은 자동차 제조사, 모델, 엔진종류, 제조년도 및 차량의 고유 식별정보를 포함하고 있으며, 17자리의 숫자와 문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VIN의 위치는 주로 차량 대시보드 상단에 있거나 엔진룸, 차체 프레임, 운전석 쪽 도어에 새겨져 있습니다. 보통, 차량을 구매하려는 사이트에 방문해서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차량 정보와 함께 표시해 놓음)
이제는 VIN을 통해 자동차 정보를 확인하는 세 가지 사이트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1. https://www.vehiclehistory.com/
자동차 리콜, 안전 등급, 최초 사양, 워런티, 사고이력, 차량 소유이력 등을 알려주는 사이트입니다.
2. https://www.nicb.org/vincheck
National Insurance Crime Bureau (NICB)라는 미국의 자동차 보험 사기 및 차량 도난 예방을 위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해당 사이트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이 도난된 적이 있었는지 확인하거나, 보험 사기와 관련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CARFAX는 자동차 기록 보고서 제공업체로, CARFAX 보고서를 통해 사고이력, 차량 소유이력, 리콜정보, 워런티, 주행기록 등에 대해 알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유료'라는 점입니다.
다행히, 카맥스를 통해 자동차 구입 예약을 하게 되면 무료로 CARFAX 리포트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예약 및 방문 구매
홈페이지에서 원하는 차량을 선택하여 예약하면 됩니다. 아래와 같이, 예약하고 매장 방문해서 시험운전, 온라인에서 구매까지 완료하고 매장에 가서 픽업, 온라인에서 구매완료하고 집으로 배달받기 이렇게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Reserve for test drive'를 선택하여, 매장에 직접 방문했습니다. 방문하여 테스트 드라이브와 차량 구매를 하려면 다음과 같은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 여권
- I-20 (유학생의 경우)
- 국제운전면허증
- 한국운전면허증
- 개인수표 (Check)
유학생의 경우 신용카드도 없고 있어도 한도가 자동차 구매금액보다 적기 때문에 Check를 가져가서 구매해야 합니다. '온라인 결제'라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저는 Check로 구매했습니다. Check 사용 시 카맥스 매니저가 제 은행계좌 잔고를 확인했었습니다. Check 사용법에 대해 궁금하시면 아래링크에서 확인 바랍니다.
차량은 자동차 보험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거나 사전에 보험에 가입을 해야 합니다. 자동차 보험가입 시에 VIN 번호를 입력해야는데, 실제로 차량을 보고 구매를 희망한 경우에는 저처럼 현장에서 가입하면 됩니다. (계약서에 보험증서 번호를 기입해야 함)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현장에서 컴퓨터로 바로 가입했습니다. 직원과 나란히 앉아 계약서를 컴퓨터로 작성하고 구매절차를 마치면 됩니다. 미국 자동차 보험 가입에 대해서 궁금하시면 아래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직원이 주는 서류를 잘 챙기고, 차량을 인도받아 운전하시면 됩니다. 자동차 관련 중요서류(자동차 등록증, 자동차 타이틀)와 번호판은 계약서 작성 시 기입한 주소로 우편배달이 옵니다. 그전까지는 업체에서 준 임시번호판을 달고 다니면 됩니다. 자동차 타이틀을 제외한 서류는 자동차 대시보드에 넣고 다니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동차 등록증, 보험증서 등)
자동차 타이틀은 차량 소유권을 나타내는 공식문서로, 소유자의 신원, 차량 정보, 그리고 차량의 상태 등을 기록한 문서입니다. 해당 서류는 중요한 법적 문서이기 때문에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집 안전한 곳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서류랑 명칭이 헷갈리실 수 있는데 아래 그림을 보고 구분하시면 됩니다.)
이상으로 글을 마치며, 미국에서 중고차량을 구매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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