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는 어떤 내용인지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아래에 부연설명된 "국내 최고의 자본시장 분석가"라는 표현에 '경제'와 관련된 책임을 짐작했을 뿐입니다. '메르'라는 약간 애들 장난 같은 명칭에 다소 의문을 가졌었지만, 책장을 넘기면서 이런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습니다. 그저, 저자의 넓은 식견과 혜안에 놀라움의 연속이었죠.
이번 글에서는 위의 책을 읽고, 제가 느낀 감상과 인상깊었던 문구를 각 목차에 맞게 적어보았습니다.
1장 오래된 시각과 새로운 해석
반도체, 전기차, 석유, 조선, 배양육, 원자재, 방위산업, 건설에 이르기까지 선진국들의 패권경쟁과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Chapter의 내용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대해 쉬운 표현을 사용하면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읽기 편했습니다. 소액의 주식투자자로서 위에 나오는 주제는 어디서나 접했던 내용인데, 실제로 산업구조 전반에 대해 어떤 경쟁이 있고 어떤 기술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우주 진출'과 관련하여 단순히 인간의 호기심과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서라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돈'의 관점에서 설명한 부분은 '희토류'의 중요성과 국제 사회의 냉혹함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게 됩니다.
2장 관점을 바꾸면 기회가 보인다
"위기는 기회다"라는 격언이 잘 드러난 Chapter입니다. 현재의 상황을 명확히 인지하고, 관점을 바꾸어 기회로 보아야 한다는 저자의 명확한 조언이 담겨 있습니다. '셰일 혁명' 이후에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 된 미국의 입장에 대해 기술한 부분을 보면 '에너지 자립' 이후 달라진 미국의 정책을 이해하게 됩니다. 저자는 "주식투자든 국제관계든 과거의 미국이 아니라, 이기적으로 바뀐 미국을 가정하고 예상해야 실수를 줄일 수 있다."라는 인사이트를 나누어 줍니다. 저는 여기서 '이기적'이라는 표현이 맘에 많이 와닿았습니다. 사실, '국제관계'나 '인간관계'나 무조건적이고 (물질적이든, 심리적이든) 대가 없는 호의나 관계가 있을까요? 저는 부모님의 사랑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봅니다.
이런 저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해서인지, 공감이 많이 되었던 내용입니다. 요 근래 심화된 미국의 '자국 중심주의'와 IRA 법안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미국투자를 보면서 이런 비정함에 씁쓸함을 느끼면서도 이게 '현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3장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와 투자의 비밀 : 기본편
'부린이' 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동산의 가치를 측정하는 법'과 같이 유용한 내용들이 많은 Chapter입니다. 특히, 부동산 PF 구조에 대한 설명은 현재 벌어진 '태영건설 PF 위기'나 부동산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미국 10년 국채 - 미국 2년 국채)로 표현되는 장단기 금리역전에 대한 설명을 살펴보면, 보통의 사람들이 설명하는 것과 다른 식견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사람들이 하는 설명은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장단기 금리역전' 후에 시간을 두고 경기 침체가 오기 때문에 안전자산 비중을 늘려서 대비해야 한다."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아래와 같이 다른 시각으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미래상황을 예측한다는 것보다 다른 관점 시각에서 접근하는 모습이 저에게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무조건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일어났다고 해서 조금 있으면 폭락이 오는 것은 아니다. 패턴이 다를 수 있다. 보통 10년 국채가 내려가서 장단기 역전이 되는데, 한 번씩 2년 국채가 과하게 올라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나타날 수 있다. 2022년 이후 장단기 역전은 10년 국채가 내려가서 역전이 된 게 아니라, 2년 국채와 10년 국채가 모두 올랐는데 2년이 10년보다 훨씬 더 올라가 장단기 금리가 역전이 되는 패턴이다." (출처: 저자의 책 3장 04)
4장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와 투자의 비밀 : 심화편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사고의 확장'입니다. 현상을 단순히 1차원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 이면에 담긴 의미나 그로 인해 발생하게 될 이후 상황을 고려하면서 투자를 하라는 것입니다. '투자'의 차원을 넘어서 이 부분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모르는 게 있으면 선생님이나 지혜로운 어른을 찾아가는 것처럼 '현자'를 만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번 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부동산 상황'입니다. '아파트 값이 오를까요? 내릴까요? 이번에 사야 하나요? 팔아야 하나요?'와 같은 현실적이고 흥미 넘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아파트의 수익성과 금리를 비교한 부분 그리고 병원과 가까운 '병세권'이라는 표현이 와닿았습니다. 피할 수 없는 미래인 '인구구조 변화'에 대해 진지한 고민과 어떻게 투자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5장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고 키워라
'관점'에 대해 7가지의 소주제에 대한 이야기 하는 Chapter입니다. 저는 여기서 좋은 결과가 나왔던 투자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직접 사람을 만나는 이유에 대해서 저자가 설명한 부분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저자의 사례 속에서 '일을 하는 태도'와 함께 일하는 사람을 볼 때 고려하는 부분이 저와 유사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명함집을 뒤적이다 보면 미국 금융투자회사 메릴린치, 미국 투자 은행 리먼 브라더스, 스위스 투자 은행 크레딧스위스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명함이 있다. 모두 망한 회사들이다. 공통점은 회사가 망해도 경쟁력이 있는 개인은 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좀 똑똑하다 싶은 사람들은 회사가 망해도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다른 회사의 명함을 가지고 나타나곤 했다.
하지만 일머리가 없고, 일하기를 꺼리며, 평판이 나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회사가 망하는 순간 회사와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일에 대한 성의가 없는 경우, 본인은 표시를 내지 않는다고 하지만 잠시 같이 일을 해보면 알게 된다." (출처: 저자의 책 5장 01)
'나는 어떤 사람일까?'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던 내용이었다. 나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터에서 즐겁지 않고, 대충 한다는게 얼마나 슬픈일일까? '직업'이 단순히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줄 수 있도록 내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 봅니다.
글을 마치며
책을 읽고, 이때의 '감정'과 '생각'을 그냥 버리고 싶지 않아 글을 쓰려고 합니다. 위의 책의 저자도 "단순하게 책을 읽는다고 정보가 되지 않는다. 반드시 내 생각이 되어야 한다.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글을 쓰면서 빈틈을 확인해 채울 수 있고 흐름을 명확하게 그려 나갈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저도 이런 과정을 통해 저자와 같은 '혜안'과 '식견', '통찰력'을 키워나가려고 합니다.
저자인 '메르'는 네이버 올해의 블로그 100에 선정될 정도로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블로거'이자 '글쟁이'입니다. 저도 이번 독서를 통해 알게 되어 방문했는데, 좋은 글과 '메르'의 식견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관심 있으시면 아래 링크로 들어가 확인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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